일상의 단상2013. 1. 27. 02:39

첫 한식 조리사 과정 수업 수강.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5시간 수업을 앞으로 12주간 더 듣게 된다.

 

첫날 배운 요리는 '콩나물밥', '풋고추전', '북어 보푸라기'.

 

아! 콩나물밥이 이렇게 어려운 요리인 줄이야!!

요리를 하는 데 있어 적절한 시간 배분과 재료를 다루는 것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다.

 

콩나물밥은 설익고, 콩나물의 수분은 거의 반쯤 날아가 버리고,

풋고추전은 길이를 5Cm로 맞추는 걸 깜박해서 모양이 들쭉날쭉하고 너무 익힘.

북어 보푸라기는 공통양념에 그만 소금을 잘못 넣어 전체적으로 짜게 되고, 색깔을 제대로 못 냄.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백화점에 들러 오늘 배운 요리 재료를 다시 구입하고, 자격증 시험 실기와 이론 문제지를 구입.

 

집에 와 복습 겸 저녁상으로 이상의 요리에 재도전!

 

;;;하...힘들다...

 

반찬으로 사온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훨씬 맛있네요.

 

관련 동영상 보고, 노트정리하고 블로그에 글을 올리니...헉;;; 02:35분...낼 출근해야 하는데...;;;

 

 

 

 

돌아오는 길에 핫트랙스에서 업어 온 아이들 >.< ~~♥

내일부터 휘스토리랑 왕릉 정리에 사용해야겠어요.

 

 

 

Posted by miraihegogo
영화,삶을 생각하다2013. 1. 26. 02:09

 아모르도 함께 해서 3편을 보려고 했는데 마침 위디에 올라온 것이 있어 그건 나중에 집에서 보기로 하고 조조로  "더 헌트"(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를 끊고, 영화가 끝나고 바로 10분 뒤에 시작하는 "더 세션스"를 예매해 봤습니다.

 

 

 처음엔 들려오는 언어가 독일언가 싶었는데 독일어와는 다른 느낌의 언어였습니다. 나중에 소개란을 보니 덴마크 영화더군요. 칸 영화제 남우 주연(매즈 미켈슨)상 수상이라고 엄청나게 크게 호객성 문구를 띄우긴 했지만 그다지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예매를 하고 보았습니다.

 

 그럼 왜 영화를 보았냐구요? 아, 그건 씨네 큐브 예고편을 보는데 남자 주인공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게 된 원인인 꼬마 소녀의 표정이 아이의 것이 아닌 것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씨네 큐브의 경우, 별 기대없이 선택을 하고 보았는데 기대 이상의 울림을 주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번 영화가 바로 그랬습니다. 이전 영화 중에는 "세 번째 사랑"이 그랬고, "시작은 키스"가 그랬습니다. 반면 나름 기대를 하고 보았던 "캐빈에 대하여"는 뭔가 개운하지 못한 감정만 안고 자리를 떴던 기억이 나네요. "캐빈..."의 경우는 김기덕 류와는 다른 찝찝함이었지요. 그래도 시간이 흐르고 뒤돌아 보면 "캐빈..." 또한 무언가 계속 생각하게 하는 요소가 있긴 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더 헌트"의 인상깊었던 씬을 대충 몇 개 추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 장면, 제법 쌀쌀해 보이는 날씨(11월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임에도 불구하고 성인 남자들이 강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걔 중 완전히 홀딱 벗은 어른이 있네요. 그렇다고 뭔가 야릇한 그런 느낌은 눈꼽만치도 없습니다. 하여간 그들은 동네 친구들로 모두가 사슴 사냥을 즐기는 절친들인 듯 합니다. 나이는 먹어서 어른이란 라벨이 붙었지만 나쁘지 않은 느낌의 어른들의 모습입니다. 유쾌하게 나이먹어가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 친구들 가운데서도 특히나 주인공 루카스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 절친은 테오라는 친구로 그에게는 유치원에 다니는 딸과 중 고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아들이 있습니다. 이 영화의 갈등은 바로 루카스의 절친, 테오의 딸에게서 비롯됩니다. 아무튼 루카스의 베프는 루카스의 거짓말을 쉽게 꿰뚫어 볼 정도로 그를 그 누구보다 잘 안다(루카스에게는 거짓말을 할  때 표정을 찡그리는 습관이 있습니다)하고는 나중에 진실을 봐 달라는 루카스의 절규에도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종종 와이프와 말다툼을 하여 딸 클라라(유치원생)를 외롭게 만듭니다. 클라라는 아이들과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며 남들은 유별나다는 자신을 그냥 그대로 인정해주는 루카스가 좋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루카스의 애견을 빌미로 루카스에게 다가올 기회들을 종종 만듭니다.

 

 그러던 어느 날,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즈음 클라라는 유치원 선생님이기도 한 루카스에게 사랑 고백을 합니다.  클라라는 러브 레터를 보내기 전, 클라라의 또래 남자 아이들과 즐겁게 장난을 치는 루카스의 모습에 홀딱 반해 입뽀뽀를 하고 맙니다. 그리고 하트가 들어간 편지 봉투를 은근슬쩍 루카스에게 건넵니다. 하지만 루카스는 냉정하게 클라라에게 거절의 멧세지를 보냅니다.

 

  마음을 거부당했다는 상처로 인해 클라라는 얼토당토 않은 거짓말을 해 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그 말로 인해 루카스는 철저하게 주변 사람들로부터 사회에서 매장당하게 됩니다. 시작은 직장에서 비롯되어 친구, 마을사람 등으로 계속 확대 일로를 걷습니다.. 그들은 '아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전혀 진실을 알려고조차 하지 않습니다. 집단 사고 마비의 증상이 보입니다.

 

 영화를 보다 세 군데서 그만 울컥해서 눈물을 참을 수 없는 부분이 있었는데 첫 번째는 같은 직장 동료이자 애인이 된 여성 또한 자신을 아동성추행범으로 생각했다는 낌새를 느꼈을 때의 루카스의 표정. 두 번째는 식료품 매장에서 물건을 구매하려다 거절당하고 모욕을 당하게 된 뒤 심신에 큰 상처를 입고 절뚝이며 걸어가는 그의 모습에서, 세 번째는 크리스마스 당일, 동네 사람들이 모두 모인 예배당에 모두의 배척을 받으며 그곳에 가 앉아 클라라의 아버지이자 자신의 베프였던 친구를 끊임없이 바라보는 루카스의 눈빛에서 온전히 상처입은 한 영혼의 모습에 눈물이 마구 마구 흘러나왔습니다.

 

 이 영화의 제목은 "더 헌트", 사냥입니다. 사슴을 쫒던 이에서 쫒김을 당하게 되는 입장에 놓이게 된 루카스의 현실을 말하는 것일수도 있겠고 ,중세시대의 "마녀사냥"과 같이 죄 없는 한 사람을 모두가 집단 최면에라도 걸린 듯 돌을 던지는 모습에서 지은 제목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요즘 계속 이어지는 심신의 피로 속에 한 달 여만에 찾은 씨네 큐브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믿음"과 "의심"이란 두 단어를 생각하게 됩니다.

 

 

 

"더 세션스" 평은 다음 기회에 올리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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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삶을 생각하다2013. 1. 23. 02:00

영화관에서 볼까 계속 생각하다 타이밍을 놓치고 집에서 다운받아 보았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했던 건데 박보영과 송중기 참 많이 닮은 것 같네요. 눈매도 입매도.

 

 

 

 

영화의 시작은 마치... '타이타닉'과 비슷한 냄새가~나네요. 현 시점에서 출발해 과거로 회고하고 현재 시점으로 마감하는 방식, 아무래도 조성희 감독이 타이타닉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마치 황순원의 '소나기'와 어린왕자가 여우를 길들이는 듯한 느낌이 나네요. 며칠 전 그 어린왕자를 저술한 생텍쥐 페리가 추락했던 저 아프라키 대륙, 알제리에서 인질 사건으로 30명이 넘는 사람들이 테러범들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는 기사가 문득 생각납니다.

 

암튼 영화는 많은 분들이 그랬던 것처럼 송중기가 이 영화를 90% 지탱하는 힘이었다는 걸 절실히 느끼며 보았습니다.

 

'웰컴 투 동막골'의 강혜정과 동막골 사람들이 전해줬던 순수함과 알싸함이 이 영화에서도 느껴집니다.

 

영화가 종반으로 치달으며 다시 등장하는 할머니가 된 순이를 보며 말할 수 없는 슬픔이  전해져 옵니다.

마치 '은교'의 이적요가 은교를 통해 되돌아보게 된 늙음의 슬픔처럼 세월에서 비껴있는 늑대소년을 보며 순이가 마주하게 된 자신의 (정신적 육체적) 늙음이 늑대소년의 기다림으로 한꺼번에 몰려옵니다.

 

 

...그런데 이렇게 늙을 수만 있어도 충분히 멋지게 늙은 거 아닌가요? 아무리 근사하게 늙는다 해도 젊은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것이 진실일런지...

 

 

이하는 늑대소년을 두고 떠나는 순이에게서 느껴진 바입니다.

 

늙은 여인은 참으로 현명하다.

그렇기에 따스함이 없다.

현명해진 여인은 답이 없는 길은 가지 않는다.

무모함 대신 확실한 답을 향해 걸어간다.

 

그렇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참 슬프다.

왜냐하면 더 이상 어설픈 치기따윈 부리지 않게 되니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며 홀로 눈사람을 굴리다 주저앉는

늑대 소년이 너무 외로워 보인다.

 

소년은,

늑대 소년은 그만 소녀에게 길들여져 버렸다.

 

소년의 삶은

소녀의 손짓 하나, 눈짓 하나, 말 한마디가 전부다.

 

소녀는, 소녀에게는

소년이 삶의 일부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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