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삶을 생각하다2013. 1. 23. 02:00

영화관에서 볼까 계속 생각하다 타이밍을 놓치고 집에서 다운받아 보았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했던 건데 박보영과 송중기 참 많이 닮은 것 같네요. 눈매도 입매도.

 

 

 

 

영화의 시작은 마치... '타이타닉'과 비슷한 냄새가~나네요. 현 시점에서 출발해 과거로 회고하고 현재 시점으로 마감하는 방식, 아무래도 조성희 감독이 타이타닉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마치 황순원의 '소나기'와 어린왕자가 여우를 길들이는 듯한 느낌이 나네요. 며칠 전 그 어린왕자를 저술한 생텍쥐 페리가 추락했던 저 아프라키 대륙, 알제리에서 인질 사건으로 30명이 넘는 사람들이 테러범들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는 기사가 문득 생각납니다.

 

암튼 영화는 많은 분들이 그랬던 것처럼 송중기가 이 영화를 90% 지탱하는 힘이었다는 걸 절실히 느끼며 보았습니다.

 

'웰컴 투 동막골'의 강혜정과 동막골 사람들이 전해줬던 순수함과 알싸함이 이 영화에서도 느껴집니다.

 

영화가 종반으로 치달으며 다시 등장하는 할머니가 된 순이를 보며 말할 수 없는 슬픔이  전해져 옵니다.

마치 '은교'의 이적요가 은교를 통해 되돌아보게 된 늙음의 슬픔처럼 세월에서 비껴있는 늑대소년을 보며 순이가 마주하게 된 자신의 (정신적 육체적) 늙음이 늑대소년의 기다림으로 한꺼번에 몰려옵니다.

 

 

...그런데 이렇게 늙을 수만 있어도 충분히 멋지게 늙은 거 아닌가요? 아무리 근사하게 늙는다 해도 젊은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것이 진실일런지...

 

 

이하는 늑대소년을 두고 떠나는 순이에게서 느껴진 바입니다.

 

늙은 여인은 참으로 현명하다.

그렇기에 따스함이 없다.

현명해진 여인은 답이 없는 길은 가지 않는다.

무모함 대신 확실한 답을 향해 걸어간다.

 

그렇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참 슬프다.

왜냐하면 더 이상 어설픈 치기따윈 부리지 않게 되니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며 홀로 눈사람을 굴리다 주저앉는

늑대 소년이 너무 외로워 보인다.

 

소년은,

늑대 소년은 그만 소녀에게 길들여져 버렸다.

 

소년의 삶은

소녀의 손짓 하나, 눈짓 하나, 말 한마디가 전부다.

 

소녀는, 소녀에게는

소년이 삶의 일부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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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raihegogo